퍼포먼스 마케팅의 문제는 D

퍼포먼스 마케팅의 문제는 D

퍼포먼스 마케팅의 성과, 그 본질을 파악하기 위해 하나의 프레임워크를 사용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조금은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저는 퍼포먼스 마케팅의 결과를 y, 여기에 투입하는 예산을 x라고 했을 때, y를 다음과 같은 공식으로 도출하고 싶군요.

y = x + wC ⋅ log(wD wM) + b

각각 다음과 같아요.

  • y는 퍼포먼스 마케팅의 결과
  • x는 예산
  • C는 캠페인 전략과 전술
  • D는 데이터
  • M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하는 캠페인 운영 능력

부수적으로 w는 각 변수에 대한 가중치를, b는 기타 통제 불가능한 외부 요인을 의미합니다.

D에 생긴 문제

퍼포먼스 마케팅은 본질적으로 데이터에 깊이 의존적입니다. 이 사실 자체는 누구나 알고 있지만, 실력의 차이는 '그래서 그 데이터라는 것이 정확히 무엇인가'를 자신의 언어로 명확히 설명하고 다룰 수 있는지에서 드러난다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은 각자의 역량에 맡기고, 저는 핵심적인 내용만 짚어보겠습니다.

퍼포먼스 마케팅에서 다루는 데이터의 범주는 크게 다음과 같습니다.

  • 캠페인 데이터: 캠페인 라이브 이후 매체 데이터 (노출, 클릭, 비용, 앱 설치 등)
  • 전환 데이터: 캠페인 데이터에 특정 어트리뷰션 모델을 적용하여 가공된 데이터
  • 벤치마크 데이터: 타겟 시장, 산업군, 경쟁사 동향, 과거 캠페인 성과 등의 비교 데이터

그런데 바로 이 데이터, 특히 전환 데이터에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이 문제는 데이터를 매우 세분화하여 분석해야 할 때 가장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통상적으로 분석에는 전환 데이터를 주로 사용하죠. 특정 기준으로 필터링된 데이터이면서, 캠페인 단위의 비용과 수익을 함께 파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앱 마케팅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자체 어트리뷰션 모델이 없다면 대부분 MMP(Mobile Measurement Partner)에서 제공하는 데이터를 원천 데이터로 활용하게 됩니다. 그런데 현재 MMP 데이터는 어떤 상태일까요?

    1. iOS의 ATT 정책: IDFA 사용이 극도로 제한되면서, MMP는 기존 방식으로 SRN(Self-Reporting Network)이나 SAN(Self-Attributing Network)의 기여도를 정확히 측정하기 어려워졌습니다.
    2. SRN/SAN의 데이터 공유 제한: 대다수의 SRN 또는 SAN은 유저 단위 데이터를 광고주에게 직접 공유하지 않으며, 이는 MMP를 통해 받는 데이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 두 가지 상황, 즉 1)MMP가 SRN iOS 트래픽을 어트리뷰션하는 능력의 제한, 그리고 2)MMP 로데이터 내 SRN 정보 부재는 여러분이 분석하려는 데이터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요? 이것이 여러분의 마케팅 활동에 실질적인 문제가 되고 있습니까? 그 문제 중 해결 가능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무엇이며, 어떤 방식으로 이 상황에 대처하고 계신가요?

왜 D를 핵심 문제로 보는가

다시 공식

y = x + wC ⋅ log(wD wM) + b

로 돌아와 보죠.

  • 예산 x는 마케터의 의지만으로 결정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닙니다. 따라서 논외로 하겠습니다.
  • 전략/전술 C와 운영 능력 M은 각자의 노력과 역량에 따라 충분히 성장과 개선이 가능한 변수입니다.
  • 데이터 D는 서상당 부분 서드파티에 의존하고 있어 우리의 직접적인 통제 밖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D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wD가 현저히 낮아지거나, 심지어 유의미한 값을 가지지 못한다면(로그 함수의 진수 조건을 생각해보세요), ​내가 아무리 전략 wC 운영 wM을 높여도 계산식 자체가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습니다.
  • D는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특히 전환 데이터가 손상되면, 매체의 머신러닝 알고리즘이 학습하는 포스트백 데이터의 질이 저하되고, 향후 레퍼런스로 활용될 벤치마크 데이터 역시 왜곡될 수밖에 없습니다.

진짜 D가 문제가 맞는지?

반론이 있을 수 있습니다.

  • 반론 1: 퍼포먼스 마케팅은 데이터보다 전략이나 예산이 가장 큰 요인 아닌가? 절반만 맞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어떤 캠페인들은 데이터가 다소 부족하더라도 뛰어난 전략과 충분한 예산을 바탕으로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데이터가 부재하다면, 현재의 전략을 수립하고 예산을 효율적으로 배분할 객관적인 근거 자체가 부족해집니다. 이런 상황에서 지금의 전략이 최선인지, 투입된 예산이 적절한지 어떻게 판단하시겠습니까? 모든 것을 '감'에 의존한 후 결과가 좋지 않을 때, 그 책임은 누가 어떻게 규명해야 할까요? 데이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 반론 2: ATT의 영향을 받지 않는 다른 플랫폼에서 퍼포먼스를 끌어올리면 되지 않는가? 일시적으로는 괜찮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iOS 사용자가 많은 국가는 구매력이 높은 시장 특성을 동시에 지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중요한 시장을 어떻게 포기하겠습니까? 결국 ATT 환경에 정면으로 대응하여 동의율을 높이고, 정교한 모델링을 통해 성과를 추정하며, 오가닉 트래픽의 퀄리티를 향상시키는 등 모든 방면에서 더 나은 방법을 찾는 수밖에 없습니다.

D에 적용 가능한 옵션들

뭘 할 수 있을지 옵션들을 검토하는 단계라면 이 내용도 참고해보세요. 구체적으로는 들어가지 않을거에요.

  1. 퍼포먼스 마케팅 예산을 다른데 투자
    회사 차원의 전략적 결정이 필요합니다. 물론 이것이 불가능한 산업군도 있을 것이며, 다른 채널에 투자해야 할 금액이 기존 예산을 초과하거나, 단기간에 성과가 나타나지 않을 위험도 감수해야 합니다.
  2. 서드파티 데이터 보강
    ATT와 같은 플랫폼 정책 변화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주체 중 하나가 바로 서드파티 데이터 제공 업체들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나름의 대안을 개발하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대안들이 무엇인지, 어떤 효과와 명확한 한계를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우리에게' 실제로 적용 가능한지를 면밀히 평가해야 합니다. 현재 활용 중인 매체, MMP, 기타 분석 솔루션 모두가 검토 대상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아래 3번 항목의 성패를 좌우하기에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3. 모델링 방법론 도입
    멀티터치 어트리뷰션이든, 예측 모델이든, 미디어 믹스 모델링이든 말이죠. 이것이 가장 이상적인 방향일 수 있지만, 현실적인 여러 제약으로 인해 실행이 쉽지 않습니다. 참고로 구글이나 메타는 MMM 관련 일부 모델을 오픈소스로 공개하기도 했으니, 이를 먼저 활용해보는 것도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오픈소스 외에도, 주요 플랫폼들은 자체적인 모델링 기능을 분명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새로운 현실에서는 모델링과의 친숙함이 필수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명심해야 할 것은, 위 2번(서드파티 데이터 보강)에 구멍이 나 있다면, 이 3번(모델링) 역시 아무런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다는 사실입니다. 만약 이 지점에서 '왜?'라는 의문이 명확하게 떠오르지 않는다면, 아직 모델링의 핵심 원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마무리

결국 퍼포먼스 마케팅에서 데이터 D의 문제는 단순한 측정의 어려움을 넘어 전략 수립, 예산 배분, 성과 개선의 근간을 흔드는 핵심적인 도전 과제입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인식하고 해결해 나가느냐가 앞으로 퍼포먼스 마케터의 경쟁력을 좌우하게 될 것입니다. 이 'D의 위기'를 마주해 어떤 준비가 되어 있습니까?